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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포스코 노사 임금협상 평행선…노조, 16일부터 5일간 2차 파업 예고

    포스코 노사가 임금 인상안을 놓고 다시 협상 테이블에 앉았지만 끝내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노조는 사측의 제시안이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며 16일부터 닷새 동안 부분파업을 진행하겠다는 입장이다.

    포스코 노조와 회사 측은 15일 포항 본사에서 임금교섭을 진행했다. 앞서 이달 3일 협상이 중단된 이후 12일 만에 다시 열린 자리였지만, 약 2시간 만에 협상이 중단되면서 양측의 입장 차이만 확인하는 데 그쳤다.

    노조는 사측의 제시안에 변화가 크지 않다고 판단하고 예정된 2차 부분파업 준비에 들어갔다. 노조 측은 이날 자정까지 협상 가능성이 남아 있지만 현재 분위기로는 합의에 이르기 쉽지 않다는 입장이다.

    이번에 예고된 파업은 16일 오전 7시부터 시작해 총 120시간 동안 이어질 예정이다. 노조는 앞서 진행한 48시간 부분파업보다 이번 파업에 참여하는 조합원 규모가 약 2배 수준으로 확대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노조가 요구하는 임금 및 처우 개선안에는 기본급 7.1% 인상이 포함됐다. 이와 함께 격려금 600%, 우리사주 50주, 명절 상여금 200% 등의 지급도 요구하고 있다.

    반면 회사 측은 기본급 2% 인상을 비롯해 목표 달성 격려금 350만원, 지역사랑상품권 50만원 지급 등을 제안했다. 근속 기념 축하금의 인상 범위를 넓히는 방안도 협상안에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노사 간 간극이 여전히 큰 가운데 회사 측은 협상 타결을 위해 대화를 이어가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다만 법령이나 사규를 위반하는 행위가 발생할 경우에는 원칙에 따라 대응하겠다는 방침도 함께 제시했다.

    포스코 노조는 앞서 지난 9일 0시부터 48시간 동안 1차 부분파업을 진행했다. 이번에는 파업 기간을 120시간으로 크게 늘리겠다고 예고하면서 향후 노사 협상 과정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노조가 실제 파업에 들어갈 경우 생산 현장에 미치는 영향과 함께 노사가 추가 협상을 통해 입장 차이를 좁힐 수 있을지가 주요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 KRX 애프터마켓 첫날부터 요동…VI 발동 1,600회 넘어

    KRX 애프터마켓 첫날부터 요동…VI 발동 1,600회 넘어

    한국거래소(KRX)가 새롭게 운영을 시작한 애프터마켓에서 첫날부터 개별 종목의 가격 움직임이 크게 출렁였다. 정규장보다 거래 참여와 유동성이 떨어지는 시간대에 중소형주 거래가 확대되면서 일부 종목에서는 적은 거래량만으로도 주가가 크게 움직이는 모습이 나타났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4일 오후 4시부터 8시까지 진행된 KRX 애프터마켓에서 코스피와 코스닥 종목의 변동성완화장치(VI)가 모두 1천637차례 작동했다. 같은 날 오전 9시부터 오후 3시30분까지 정규장에서 발생한 VI 400회와 비교하면 약 4배에 달하는 수준이다.

    VI는 특정 종목의 가격이 짧은 시간 동안 급격하게 움직일 경우 거래를 잠시 단일가 방식으로 전환해 과도한 가격 변동을 완화하는 제도다. 동적 VI는 직전 체결가격을 기준으로 일정 폭 이상 가격이 움직일 때, 정적 VI는 기준가격에서 10% 이상 변동할 때 각각 작동한다.

    소형주 중심으로 VI 집중

    특히 VI가 반복적으로 발생한 종목 가운데는 시가총액이 수백억원 수준인 중소형주가 적지 않았다.

    에스지헬스케어에서는 19차례 VI가 발생해 가장 높은 횟수를 기록했다. 대호특수강은 18회, 이노에이엑스와 한창제지는 각각 15회로 뒤를 이었다. NE능률과 모비데이즈, 테크엘에서도 각각 14회의 VI가 나타났다.

    한국특강 역시 18차례 VI가 발생했으며 아이엠티도 14회를 기록했다.

    에스지헬스케어는 정규장에서 1천787원으로 거래를 마친 뒤 애프터마켓이 시작된 이후 상승폭을 키웠다. 이날 오후 4시20분께는 2천80원까지 올라 정규장 종가 대비 16.85% 상승하기도 했다.

    넥스트레이드(NXT) 애프터마켓에서도 이뮨온시아와 대신증권 등 일부 종목에서 정적 VI가 작동했다.

    거래 종목은 늘었지만 유동성은 과제

    이번 KRX 애프터마켓 출범으로 투자자가 거래할 수 있는 종목의 폭은 크게 넓어졌다.

    기존 NXT 애프터마켓에서 거래할 수 있는 종목은 606개였지만 KRX 애프터마켓에서는 2천459개 종목으로 확대됐다. 그러나 거래 대상이 대폭 늘어난 것에 비해 실제 시장에 유입되는 자금과 주문은 충분하지 않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거래량이 적은 중소형주에서는 매수·매도 호가가 촘촘하게 형성되지 못하면서 소량의 주문에도 가격이 크게 움직이는 현상이 나타났다.

    실제 코스닥 상장사 포니링크는 정규장을 2천400원에 마쳤지만 애프터마켓에서 별도의 공시나 특별한 재료가 없는 상황에서도 가격이 3천150원까지 상승했다. 정규장 종가보다 29.9% 높은 가격이다.

    당시 애프터마켓에서 거래된 포니링크 주식은 1천417주에 불과했다. 정규장과 애프터마켓을 합친 하루 전체 거래량 1만5천641주의 약 10% 수준이다.

    적은 거래량만으로 주가가 크게 움직일 수 있다는 점에서 애프터마켓의 유동성 문제가 드러났다는 분석이다.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우려도

    온라인 투자자 커뮤니티에서도 첫날 애프터마켓의 가격 움직임을 두고 다양한 반응이 나왔다.

    거래량이 적은 종목의 경우 호가 공백이 커지면서 차트 변동이 지나치게 확대될 수 있다는 의견과 함께 애프터마켓의 변동성 관리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KRX와 NXT의 거래 시스템이 별도로 운영되는 데 따른 불편함을 지적하는 목소리도 있었다. 두 시장의 애프터마켓 운영 시간이 서로 다르고 각각 별도의 거래 화면을 이용해야 하기 때문에 투자자 입장에서는 주문 경로를 확인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NXT 애프터마켓은 정규장 종료 직후인 오후 3시40분부터 거래가 시작되지만 KRX 애프터마켓은 오후 4시부터 운영된다.

    거래소 “시장 상황 지속적으로 살필 것”

    한국거래소는 애프터마켓 첫날 일부 종목에서 가격 변동성이 확대된 것은 사실이지만 시장 전체적으로는 비교적 안정적으로 가격이 형성됐다는 입장이다.

    거래소가 집계한 종목별 고저 변동성은 코스피가 정규장 4.1%에서 애프터마켓 2.9%로 낮아졌으며, 코스닥 역시 정규장 5.8%에서 애프터마켓 4.6%로 낮았다.

    정적 VI와 동적 VI가 동시에 발생한 경우를 중복 집계하지 않을 경우에는 정규장에서 391회, 애프터마켓에서 1천112회의 VI가 발생한 것으로 집계됐다.

    거래소는 애프터마켓이 정규장보다 거래 유동성이 낮아 일반적으로 가격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이 있지만, 초기 시장의 안정적인 운영을 고려해 정규장과 같은 VI 기준을 적용했다고 설명했다.

    앞으로 실제 거래 상황과 투자자 의견을 지속적으로 확인하면서 시장 운영 과정에서 필요한 부분을 보완하겠다는 방침이다.

    개장 첫날 증권사 전산 문제도 발생

    한편 애프터마켓 출범 과정에서 일부 증권사의 전산 시스템에서도 문제가 발생해 투자자들이 불편을 겪었다.

    미래에셋증권에서는 HTS와 MTS에서 NXT 프리마켓 거래내역 조회가 늦어지는 문제가 나타났고, 삼성증권에서는 주문 취소 및 정정 내용이 제대로 반영되지 않거나 예수금 표시가 정상적으로 이뤄지지 않는 사례가 발생했다.

    문제의 원인은 KRX와 NXT 가운데 어느 시장으로 주문을 보낼지 판단하는 최선주문집행(SOR) 시스템과 관련된 오류로 파악됐다.

    현재 관련 시스템은 정상적으로 복구된 상태다.

    KRX 애프터마켓은 거래 가능한 종목을 크게 확대했다는 점에서 투자자 선택권을 넓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다만 첫날부터 중소형주를 중심으로 가격 변동이 크게 나타난 만큼, 향후 거래량과 유동성이 충분히 확보될 수 있을지와 함께 변동성 관리가 새로운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 미국 국채금리 5% 재진입… 국내 기업 단기자금 조달에 ‘빨간불’

    미국 국채금리 5% 재진입… 국내 기업 단기자금 조달에 ‘빨간불’

    미국 국채금리가 다시 5% 선을 넘어섰다.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대표적인 안전자산으로 꼽히는 미국 국채의 금리가 높은 수준까지 올라가면서 국내 채권시장에도 긴장감이 커지고 있다.

    특히 우려되는 부분은 기업들의 단기 자금조달 비용이다. 올해 들어 기업어음(CP)과 단기사채 발행이 크게 증가한 가운데 시장금리가 추가로 상승할 경우 만기가 짧은 자금부터 차환 부담이 확대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미국 금리 상승에 국내 채권시장도 동반 상승

    14일(현지시간) 미국 10년물 국채금리는 5%를 넘어섰다. 이는 2023년 10월 이후 약 35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최근 미국 국채금리를 끌어올린 요인으로는 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불안과 국제유가 상승이 꼽힌다. 국제유가가 다시 배럴당 100달러를 웃돌면서 인플레이션 압력이 높아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졌고, 이에 따라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통화정책을 다시 긴축적으로 운용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유럽에서도 금리 인상 움직임이 나타났다. 유럽중앙은행(ECB)은 지난주 기준금리를 기존 연 2.4%에서 2.65%로 올렸다.

    미국을 비롯한 주요국의 금리 수준이 높아지면 국내 채권시장 역시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실제로 이날 서울 채권시장에서 국고채 금리는 전 구간에서 상승했다. 10년물 금리는 4.6%로 전 거래일보다 6.4bp 올랐고, 5년물은 4.345%로 6.6bp 상승했다. 3년물 역시 4.091%를 기록하며 6.6bp 높아졌다.

    20년물과 30년물 금리도 각각 4.618%, 4.729%로 상승했다.

    5%를 넘어선 미국 국채금리, 왜 중요한가

    미국 10년물 국채금리는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각종 자산의 가격을 결정하는 중요한 기준금리 역할을 한다.

    주택담보대출이나 학자금대출 등 가계의 대출금리뿐 아니라 기업이 회사채를 발행할 때 적용받는 금리에도 영향을 미친다. 미국 국채금리가 높아질수록 기업과 가계의 자금 조달 비용 역시 높아질 가능성이 커진다.

    특히 시장에서는 10년물 금리 5%를 상징적인 기준점으로 보고 있다.

    5%를 웃도는 고금리가 장기간 이어질 경우 투자자들이 주식이나 회사채 등 위험자산보다 상대적으로 안전한 미국 국채를 선호할 가능성이 커진다. 글로벌 자금 흐름이 달라질 수 있다는 의미다.

    이번 금리 상승에는 물가 우려 외에도 미국의 재정적자 확대와 인공지능(AI) 관련 투자 증가에 따른 자금 수요 등이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단기자금에 의존한 기업들, 차환 비용 부담 가능성

    국내 기업들의 자금 조달 구조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올해 초부터 시장금리가 상승하는 과정에서 일부 기업들은 장기 회사채보다 CP와 단기사채를 활용해 필요한 자금을 마련해왔다.

    CP와 단기사채는 만기가 짧다는 특징이 있다. 필요한 자금을 비교적 신속하게 조달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금리가 오르면 만기 도래 때마다 더 높은 금리로 자금을 다시 조달해야 한다는 단점도 있다.

    반면 만기가 1년 이상인 회사채는 발행 당시 정해진 금리가 유지되는 경우가 많아 시장금리가 단기간에 상승하더라도 기존 채무의 이자비용이 즉각 늘어나는 것은 아니다.

    결국 단기금융상품 비중이 높은 기업일수록 금리 상승기에 차환 부담을 크게 받을 수 있다는 얘기다.

    CP·단기사채 잔액 70조원 육박

    금융당국 자료를 보면 기업들의 이러한 단기자금 의존도가 실제 수치에서도 확인된다.

    올해 상반기 CP와 단기사채 발행 규모는 1272조8483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8% 증가한 수준이며 반기 기준으로 역대 최대 규모다.

    순발행액 역시 크게 늘었다. 지난해 약 8조원이었던 CP와 단기사채 순발행 규모는 올해 16조6000억원까지 확대됐다.

    8월 말 기준 잔액은 69조7000억원으로 70조원에 가까워졌다.

    기업들이 단기자금 시장을 적극적으로 활용한 상황에서 기준금리와 시장금리가 추가로 상승할 경우 만기가 돌아오는 자금을 높은 금리로 다시 조달해야 하는 기업이 늘어날 수 있다.

    회사채 시장도 녹록지 않아

    장기자금 조달 수단인 회사채 시장 역시 분위기가 밝지만은 않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기업의 회사채 발행 규모는 123조5968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5.2% 감소했다.

    더욱이 발행된 회사채의 상당 부분은 신규 사업이나 설비투자에 활용하기 위한 자금이 아니라 기존 부채를 갚기 위한 차환 목적으로 사용됐다. 전체 발행액 가운데 약 73%가 기존 회사채 상환 용도였다.

    기업 입장에서는 새로운 투자를 위한 자금을 마련하기보다 기존에 빌린 돈을 다시 조달하는 데 상당한 자금을 투입하고 있는 셈이다.

    금리 상승 장기화되면 기업별 부담 차이 커질 듯

    향후 핵심 변수는 금리 상승세가 얼마나 오래 지속되느냐다.

    금리가 단기간 상승했다가 다시 안정된다면 기업들의 부담도 제한적일 수 있다. 하지만 고금리가 장기간 이어질 경우 상황은 달라진다.

    특히 CP와 단기사채 비중이 높은 기업은 만기 때마다 자금을 재조달해야 하기 때문에 금리 상승의 영향을 상대적으로 빠르게 받을 수 있다.

    결국 미국 국채금리 상승은 단순히 미국 금융시장에만 영향을 미치는 문제가 아니다. 국내 국고채와 회사채 금리, 기업의 자금조달 비용까지 연쇄적으로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에서 기업들의 재무전략에도 중요한 변수가 되고 있다.

    앞으로 국제유가와 물가 흐름,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통화정책 방향이 국내 기업들의 금융비용을 좌우할 주요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 중앙은행과 큰손들이 금으로 향하는 이유

    중앙은행과 큰손들이 금으로 향하는 이유

    미국 국채에 드리운 불안

    최근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눈에 띄는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각국 중앙은행과 초고액 자산가들이 금 보유량을 늘리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올해 2분기에는 중앙은행의 금 매입 규모가 직전 분기보다 크게 증가했다. 반면 미국 국채를 둘러싼 투자심리는 예전과 비교해 약해졌다는 분석이 나오면서 국제 금융시장의 안전자산 선호에도 변화가 생기는 모습이다.

    중앙은행의 금 매입 규모 크게 확대

    세계금협회 자료에 따르면 올해 2분기 각국 중앙은행의 금 순매수 규모는 약 288.9t으로 집계됐다. 1분기의 56.5t과 비교하면 약 4배 이상 늘어난 수준이다.

    고액 자산가들의 움직임도 비슷하다.

    같은 기간 초고액 순자산 보유자들의 금 순매수량은 243.7t에서 327.1t으로 증가했다. 불확실성이 높아지는 금융시장 속에서 금을 자산 배분의 한 축으로 활용하려는 투자자가 많아진 것으로 해석된다.

    금은 특정 국가의 지급 능력이나 정부 부채에 직접적으로 의존하지 않는 실물자산이라는 점에서 시장 불안이 커질 때 주목받는 경향이 있다.

    한국은행도 금 관련 투자에 다시 나섰다

    금에 대한 관심은 중앙은행의 실제 투자에서도 확인되고 있다.

    한국은행은 올해 2분기 해외시장에 상장된 금 ETF에 약 2억5000만달러를 투자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은행이 금 관련 자산을 매입한 것은 2013년 이후 처음이다.

    금 ETF 시장으로 유입되는 자금도 상당했다.

    올해 8월 한 달 동안 전 세계 금 ETF에는 약 180억달러의 자금이 순유입됐다. 월간 기준으로 역대 두 번째로 큰 규모다.

    금 가격 역시 이러한 투자 수요를 반영해 강한 상승세를 보였다.

    런던금시장협회 기준 금 현물 가격은 8월 말 트로이온스당 4409.9달러를 기록했다. 한 달 전인 7월 말 가격 4073.9달러와 비교하면 약 8.23% 상승한 수치다.

    금 비중이 미국 국채를 넘어선 이유

    주목할 부분은 각국 중앙은행의 외환보유자산 구성이다.

    지난해 말 기준 글로벌 중앙은행 외환보유액에서 금이 차지하는 비중은 약 27%로 집계됐다. 미국 국채의 비중은 약 22%로, 금이 미국 국채보다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상황이 나타났다.

    이는 단순히 금값이 올랐기 때문만으로 설명하기 어렵다.

    각국 중앙은행 입장에서는 외환보유자산을 특정 국가의 통화와 채권에 지나치게 집중할 경우 국제정세나 금융시장 변화에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

    금은 이런 위험을 분산할 수 있는 자산 가운데 하나로 평가된다.

    미국 국채에 대한 투자자들의 고민

    반면 미국 국채 시장에서는 재정 상황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미국 정부의 부채 규모가 빠르게 증가하면서 향후 재정 건전성에 대한 시장의 관심도 높아졌다. 최근 1년 동안 미국 연방정부 총부채가 약 2조8000억달러 증가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정부의 부채 부담이 커지면 투자자들은 자연스럽게 국채의 위험을 다시 평가하게 된다.

    채권을 매입하는 투자자가 더 높은 수익률을 요구하면 국채 가격에는 하락 압력이 발생하고, 결과적으로 시장금리가 상승할 수 있다.

    즉 미국 국채가 과거처럼 무조건적인 안전자산으로 받아들여지기보다는 재정 문제까지 함께 고려해야 하는 금융상품으로 인식되고 있다는 의미다.

    주식과 채권의 분산 효과도 약해졌나

    전통적으로 투자자들은 주식과 채권을 함께 보유하면서 위험을 분산했다.

    주식시장이 급락할 때 채권이 상대적으로 강세를 보이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에는 이러한 관계가 항상 유지되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주식과 채권이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는 사례가 늘어나면서 기존의 포트폴리오 분산 전략에 대한 재검토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세계적인 자산운용사 블랙록 역시 주식과 채권 사이의 상관관계가 높아졌으며, 전통적으로 채권이 담당했던 위험 분산 기능에 변화가 생겼다고 분석한 바 있다.

    금의 강세가 의미하는 것은

    금값 상승을 단순한 투자 열풍으로만 볼 필요는 없다.

    중앙은행과 대형 투자자들이 금을 늘리는 배경에는 글로벌 경제의 불확실성, 국가 부채 증가, 통화정책 변화, 지정학적 위험 등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특히 중앙은행이 장기간 금 보유량을 확대한다면 이는 외환보유자산을 한 가지 형태에 집중하지 않으려는 움직임으로 해석할 수 있다.

    미국 국채의 가치가 사라진다는 의미는 아니다. 미국 국채는 여전히 세계 금융시장에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다만 과거와 달리 투자자들이 ‘미국 국채=무조건적인 안전자산’이라는 공식만으로 자산을 배분하기 어려워졌다는 점은 주목할 필요가 있다.

    앞으로도 중앙은행의 금 매입과 미국의 재정 상황, 국채금리 움직임이 맞물리면서 글로벌 안전자산 시장의 변화가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